
악수는 됐습니다. 허참, 악수는 됐다니까요!

Snorri Guðmundsdóttir
스웨덴, 스톡홀름 지부 출신
여성, 53세, 209cm, 78.4kg
프로젝트 선발대원
[ 외관 ]
(@lalak_lak님의 커미션 작업본입니다.)
한가닥조차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백색의 머리는 푸른빛의 리본을 엮어넣은 채로 땋여 있는데, 곧게 서면 허벅지 중앙 정도까지 떨어진다. 눈을 항상 감고 다니는 턱에 눈색은 불명. 웃는 듯 항상 호선을 그리는 눈꼬리와 곧잘 미소가 걸리는 입은 친근한 인상을 자아낸다. 다만 훌쩍 큰 키와 제복 아래서도 이따금 온전한 모양을 드러내는 탄탄한 근육, 그에 맞게 위압적인 몸집은 그를 만만하게 볼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제법 묻어나지만 자세가 늘상 곧고 움직임이 기민하여 신체에서 노화의 징조를 알아채기는 어렵다. 뒷주머니는 항상 여분의 장갑이 들어있어 불룩하며, 니하이 부츠의 양 옆면에 단도를 두 자루 솜씨좋게 감춰넣었다. 그 외 특별한 소지품은 없다.
[ 성격 ]
Tell me not, in mournful numbers,
Life is but an empty dream!--
For the soul is dead that slumbers,
And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
- A Psalm of Life, Henry Wadsworth Longfellow
그는, 여자는 거센 파랑 앞에 강인하게 맞서는 이다. 깎여나갈지언정 피하지 않았다. 부정 앞에 고개를 조아리지 않았다. 필요한 곳에 마땅한 순간마다 자리했으며 이를 크나큰 자랑으로 삼았다. 그의 눈은-비록 밝게 뜨인 날은 손에 꼽도록 적으나-앞만을 바르게 주시했다. 손 끝에 고난이 걸려 손톱이 죄 부러져도, 발목에 진득히 들러붙은 절망이 발자취를 지워도. 여전히.
그는 머뭇거리지 않는다. 뒤를 돌아본 적도 없다. 아주 오랫동안 고개를 당당히 치켜들고 주어진 길만을 걸었다. 그럼에도, 그렇기에. 이젠 누구보다 선명히 알고 있다. 마주할 장면이 두렵지 않은 날은 오지 않는다. 겹쳐 난 상처가 간단히 아무는 일은 요원하다. 한량없이 흔들려 본 자만이 더없이 견고한 삶을 쌓을 수 있는 법. 그가 평생을 곧게 걸은 것은 다만, 자신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스노리 그뷔드민슨도티르는 일종의 표지다. 어긋나지 않은 올바름 또한 삶의 한 방식이라는 사실을, 존재만으로 굳게 증명한.
straumur
유쾌한
; pleasant as spring stream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엄격한 규율과 규칙을 배우고 익힌 이였음에도, 군인이 으레 그렇듯 주변에게 엄격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몰아붙여진 이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이전에 여러 차례 목격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적절한 농담을 쳐 분위기를 푸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그것이 도를 넘기 전에 끊어내는 법 또한 알았다. 다른 사람에게 구태여 벽을 치지 않았고, 모두를 웃는 얼굴로 대했다. 그들이 선택한 길은 때로 한없이 어렵고 고단해졌다. 서로에게 굳게 의지하지 않는다면 또 어디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는 남에게만큼은 관대하고 친절하게 굴 줄 알았다. 남을 대접할 줄 아는 이는 자신 또한 같은 대접을 받는 법. 오랜 복무 기간에도 불구하고 누구와도 도드라지게 갈등을 빚은 적이 없는 데엔 그런 까닭이 있다.
klettur
견고한
; unbreakable as old cliff
그러나 그가 자신에게 같은 관대함을 허락하던가? 그는 나태함이 어떻게 사람을 느슨하게 풀어놓는지, 그리하여 끝내 어떤 꼴을 만드는지 또한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고귀한 사명을 띠고 이 자리에 선 이다. 타인을 돕는 것은 자신을 바르게 세운 후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지 않던가. 인간의 본성은 본디 간사하여 하나를 허락하면 둘을 원하고, 둘을 허락하면 끝내 열을 얻어내고자 하는 법. 수다한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마땅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가 이곳에 선 이유를 잃지 않기 위해서, 그는 계속해 자신을 채찍질로 몰아붙여야 했다. 어떤 일이 갑작스레 끼어들어도 한줌조차 흔들리지 않도록. 하여 그가 타인의 걱정을 단호하게 밀어내는 것은 상대의 말이 하등 쓸모없어서가 아니다. 단지, 자신에게 어떠한 유예조차 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mælikvarða
공정한
; fair as firmament’s scale
그는 모두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마음을 썼다. 유독 죽이 잘 맞는 상대에게도 항상 마땅한 예의를 갖추어 대했고, 껄끄러운 상대 앞에서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공연히 다툼을 걸지 않았다. 퍽 긴밀해질 수 있는 페어 관계에서도 항상 일정 간극을 두었다. 그는 늘 좋은 동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위치에 서서 제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 외의 관계는 전부 쓸모없다 여기는 것을 굳이 감추려 하지도 않고서. 호의로 이어졌든, 적의로 이어졌든 간에, 깊게 얽힌 관계는 언젠가 독이 된다. 기실 이는 가정이 아니되 확신에 가까웠다. 때로 그는 반드시 동료의 손을 놓고 대의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이므로. 많은 이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자신마저도 간단히 내버릴 수 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눈에 도덕이나 인정은 대의 및 의무와 감히 비견될 수 없는 사치품과도 같았다. 타인의 목숨을 짊어진 이라면 감히 시선조차 둘 수 없는, 고귀하나 쓸모는 일절 없는 감정이라고.
kristall
자존감 높은
; proud as iridescent crystal
그렇다고 그가 모든 순간에 자기희생적으로 굴었느냐 묻는다면 모두가 입을 모아 아니라 답할 것이다. 길을 직접 걸어본 이만이 그 길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법. 그는 대의를 수호하려는 일념만으로 묵묵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모든 이들을 존중했고,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아꼈다. 사람들이 으레 그리 하듯 개화자들에게 마땅한 찬사를 보냈으나 조율자들 또한 결코 낮잡아 보지 않았다. 대의를 위해 나서는 모든 이들은 존재만으로도 가치있는 법. 조율자와 개화자는 어디까지나 같은 곳에서 같은 사명을 받아 함께 행동하는 동료들이다. 굳이 급을 나눌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여 그는 어떤 차별적 발언에도 구태여 반박을 내밀지 않았고, 동시에 자신을 누군가의 아래에 놓지도 않았다. 가장 자명한 사실들은 어떠한 증명 없이도 고고하게 사람들 사이를 거니는 법이므로.
Let us, then, be up and doing,
With a heart for any fate;
Still achieving, still pursuing,
Learn to labor and to wait.
- A Psalm of Life, Henry Wadsworth Longfellow
[ 특징 ]
Snorri
Life as one
- 이름은 스웨덴 어가 아니라 아이슬란드 어. 애칭은 스노, 때로는 노라.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무엇으로 지칭해도 개의치 않는다.
- 나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존댓말을 고수한다. 호칭은 선생님으로 통일해 사용하며, 상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해도 쉽게 부르지 않는다. 그것이 예의라 생각한다고.
- 평소 목소리는 쉬었다 느껴질 정도로 낮지만 소리내어 웃을 때만큼은 음역대가 퍽 높이 오른다. 유려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나 타 게르만 어군 사용자들이 으레 그렇듯 악센트가 독특하다. 때로 몇몇 음소를 씹듯이 한번에 발음하기도 한다.
- 호오의 경계가 명확한 사람이면서도 타인에게 그 선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오랜 동료들의 말에 의하면 어느정도 짐작 가능하다는 모양. 잠자코 수용하면 좋아하는 것이고 슬쩍 피하면 싫어하는 것이라나.
- 같이 훈련하자는 제안만큼은 아주 반가운 얼굴로 받으나, 다른 사교활동에는 거의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빠지는 모양. 혼자 도서관이나 영화관에서 자유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이따금 목격된다.
- 가끔 생일이라는 이유를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을 나눠주곤 한다. 사계절 열두달 가리지 않고 날짜를 고르는지라 진짜 생일이 언제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영 비리하지 않습니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르르 축하받는 건.”
하하, 이어 호쾌한 웃음소리가 터진다.
- 항시 눈을 감고 있지만 앞을 볼 수 있으며, 양 눈 모두 0.7 정도의 시력을 갖췄다. 본인에 따르면 무더운 여름에 그러하듯 세상이 가볍게 번지는 것 말고는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고. 이능력과 관련된 현상임이 분명하여 여러 실험을 거쳤음에도,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미지수다.
- 이능력이 발현된 후가 아닌 본래의 눈동자 색은 청색. 다만 직접 확인한 사람은 전무하다. 그를 거쳐간 페어 둘, 프로젝트 전까지 함께한 개화자를 포함해 스톡홀름 전 지부 내에서도.
- 몸 자체는 열이 많은 편이나 손만큼은 유난히 차다. 꼭 시체를 만지는 것 같다고, 일전에 누군가가 평한 바 있다.
-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어 손을 잡는 등의 스킨십을 꺼려했다. 혹 조율 등의 “일”로 반드시 잡아야 할 경우엔 반드시 가죽장갑 위에 두터운 손모아장갑을 덧붙여 착용한다.
- 일이 풀리지 않을때면 아이슬란드 어로 비속어를 내뱉는다. 그런 후엔 꼭 입을 탁탁 치며 한숨을 쉬는 것을 봐선 무의식적 행동인 듯.
Guðmundsdóttir
Life for others
- 어머니는 아이슬란드 인, 아버지는 스웨덴 인. 그가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가 아이슬란드 국적을 포기했다. 다른 형제는 없다.
- 성은 부칭이 아닌 모계명. 아이슬란드의 문화를 따랐다.
- 현재 양친 모두 사망한 상태.
“호상이라고 전해들었습니다. 그래봤자 어떤 죽음이 기껍겠습니까만은. ...그래도 편히 가셨다 들었습니다. 그거면, 되었습니다.”
그는 피로한 듯 눈을 문질렀다.
- 열다섯의 여름에 능력이 발현했다. 땅거미가 길게 드리울 무렵, 유독 무더웠던 공기를 파고들며 기이한 푸른 불꽃이 그의 집에서 와르르 터져나온 것이 시작이었다. 사건 발생 시점에 집에 그만이 머물고 있었던 점, 당사자가 서둘러 빠져나와 가연성 물체와 접촉을 차단한 점 덕분에 사상자는 일절 없었다. 그 후 몇차례 진화 시도가 있었으나 보통의 화재와 달랐던 탓에 집 내부가 죄다 흰 잿더미로 변하기 전까지 불길은 잡히지 않았다. 그 불은 꼭 한겨울의 칼바람처럼 냉기가 흘렀다고, 인근 주민들이 여럿 증언한 바 있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다쳐요! 다친다니까!”
웅성대며 모여드는 사람들을 피하며 아이가 다급히 소리쳤다. 어린 짐승이 포식자를 대하는 꼴이었다.
등 뒤로 감춘 손에서 섬짓한 연푸른색이 뚝뚝 흘러내려 바닥에 웅덩이로 고였다. 화마는 굳게 얼어붙는 동시에 맹렬히 타오른다. 차가운 용암이 있었다면 분명 그와 같았으리라.
- 본래 검은빛이던 머리가 하얗게 센 것도, 눈을 뜨지 않아도 앞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이능력 발현 직후에 생겨난 현상이다.
- 10대 전부와 20대 대부분을 모 대기업 총수의 개화자인 딸을 경호하며 보냈다. 개화자와 정확히 같은 나이였던데다 단순 경호원과 경호대상 이상으로 친구처럼 친밀한 모습을 자주 보여 재벌들 사이에서 한담의 주제가 되거나 황색 신문의 지면에 둘의 사진이 짧게 실리기도 했다.
- 33살이 되던 해, 돌연 블레저에 입대했다. 기부라는 명목을 단 채였다. 이미 개화자와 합의된 사항입니다. 그가 댄 설명은 단 한 문장 뿐이었다.
- 입대 후 페어를 두 번 바꿨다. 첫번째는 7년을 함께하다 서로의 합의 하에 떠나보냈으며, 두번째는 개화자가 정년을 채워 퇴역할 때까지 10년을 온전히 채웠다. 프로젝트 참여 전까지 합을 맞춘 개화자와도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근한 사이다. 페어가 쉽게 바뀌지 않은 것은 오로지 무던한 성격과 일을 향한 집착적인 열정 덕. 이는 부대원들 뿐만 아니라 윗선 또한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 그가 프로젝트 신청 의사를 밝혔을 때 누구도 놀라지 않았다. 능력이 부족한 것도, 열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반려할 이유 또한 없었다. 당시에 페어였던 개화자 또한 어려움 없이 받아들였다.
[ 포지션 ]
조율자 / 밀리
[ 이능력 ]
나는 성엣장에서 깃 치며 오른 광염이라
; 죄 불타고 얼붙은 끝의 끝에는 죽은 것 조차 희게 바래어 다시금, 영원토록 죽으리라.
그는 화염을 다룰 수 있다. 아니, 손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의 맨 손끝과 손바닥에서는 항상 선명한 푸른 빛 물질이 막처럼 씌워져 있다. 그의 의지로 물질의 흐르는 속도나 방향 등을 조정할 수 있으며 해당 조정은 짧은 검이나 여타 다른 형체를 구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멀리 떨어진 곳에 화염을 새로 구현할 수는 없기에 전개할 수 있는 범위 자체는 좁다. 물질이 완전히 굳기 전이라면 이미 표면에 닿거나 파고드는 도중이라도 얼마든지 완전하게 거둘 수 있다.
살갗을 긋는 방식으로도 화염의 흐르는 속도를 인위적으로 빠르게 조절할 수 있는데, 해당 상처는 크기에 상관 없이 곧-실험 결과 30분 남짓(오차범위 ±5분 내)-흉 없이 아문다. 물론 손에만 변칙성이 나타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부위의 살갗이 베이면 붉은 색상의 피를 확인 가능하며, 아무는 속도 또한 정상 범주 내다.
화염은 그의 피부나 신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다만 가연성 물질(나무나 섬유, 종이 등)에 닿으면 즉시 푸른 불꽃을 내며 빠르게 타들어간다. 가연성이 아닐 경우 표면에 단단히 들러붙어 천천히-대략 세 시간 내로-굳는다. 용암처럼, 이 물질은 닿은 표면의 범위 이상으로 번지지는 않으나 태울 물질이 남지 않을 때까지 안으로 깊숙하게 파고드는 성질을 지녔다. 그렇게 전부 태우고 남은 자리는 기이하게도 물질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전부 성에의 모양과 유사한 백색의 재로 채워진다. 물질 자체를 온전히 굳히면 얼음의 형태를 띄는 것과 주변 온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건대 연소되는 중 접촉면의 온도가 아주 낮게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추정된다.
그의 이능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역시 전투상황이다. 무생물과 달리, 생물의 살갗 안에 많은 양의 화염이 충분히 깊게 접촉할 경우 핏줄 안에서 고루 흐르며 말 그대로 천천히 상대를 태워버리기 때문. 상대의 몸집에 따라 필요한 양은 각기 다르나, 거의 대부분 단번에 효과를 보기는 어려우므로 여러 군데를 공격하여 중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능력 자체가 근접 전투에 특화되어 있다. 주로 택하는 활용법은 상대에게 칼을-크기나 길이 등에는 구애받지 않으나 주로 단도가 사용된다-박아넣고 그 순간에 빠르게 물질을 칼에 도포하여 살갗 내로 밀어넣는 것. 물질을 상대에게 직접 뿌리거나 화염으로 에워싸 공격하기도 한다. 아주 가끔은 물질 만으로 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언제나 눈을 감고 있는 그지만 전투에는 항상 눈을 뜨고 임하는데, 자신의 능력을 꾸준히 컨트롤하는 동안에는 눈동자가 이채를 띤다. 색상은 평소 그의 눈색과는 정반대인 분홍빛에 가깝다. 유리막이 한 겹 씌워진 듯 눈동자 전체가 뿌옇게 물들어 동공과 홍채조차 구분할 수 없다.
<전투 중의 눈동자 형태>
(@lalak_lak님의 커미션 작업본입니다.)
비록 당사자의 의지로 조절 가능하다고 하나, 이미 닿은 부분을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안감이 특수처리된 장갑을 착용하여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다. 반나절이나 하루 간격으로 꾸준히 갈아준다고. 어떤 상황에 어떤 복장을 갖추었든 간에 그가 장갑 여분을 빼놓는 경우는 일절 없다. 심지어는 잠을 잘 때조차도.
[ 관계 ]
[ 카밀 - 스노리 ] : [ 살려야 한다! ] : [ 건강은 자산! 스노리의 꾸준한 권유 끝에 카밀은 운동을 시작했다. 고작 이틀 남짓, 실질적인 체력의 향상을 기대하기에는 무의미할지도 모르나 두 사람은 훈련장을 함께 돌며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이던 사람이 좋으면 정이 붙는다고 하던가? 카밀에게는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편안했다. 그저 힘들 것만 같아 회피했던 체력 단련도, 스노리와 함께 걷고 달리는 시간도. 스노리는 분명히 특별한 동료였다. ]
[ 스노리 그뷔드민슨도티르-조우 시안 ] : [ 옷깃만 스쳐도 인연 ] : [ 몇 안되는 과거의 마주침 중에서도 스노리가 시안을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가 있다. 그가 블레저에 입대하게 된 계기 중 일부는 분명, 시안에게 크게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둘의 첫 만남은 지금부터 30년 전, 시안이 갓 블레저가 되었고 스노리가 개화자의 경호를 맡고 있을 적이었다. 블레저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로서는 시안의 존재가 반가울 수 밖에. 한순간 옷깃이 스치는 것조차 소중한 인연이라고 하던가. 둘은 짧지 않은 세월이 흘러 더욱 깊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다시 마주보게 되었다. 비록 스노리 자신은 왠지 과거의 인연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는 듯 하나... 한 방에서 생활의 순간들을 일부나마 공유하며 훈련에서 합을 맞추는 모습은, 이미 어딘가 자연스럽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