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착하게 갑시다.

Camille “Innamorati” Dell’arte
이탈리아, 파비아 지부 출신
여성, 33세, 165cm, 51kg
프로젝트 선발대원
[ 외관 ]
(※ @Goodnightyellow님 커미션 그림입니다.)
가느다란 실눈을 거의 감은 듯 뜨고 긴 입술은 미소짓는다. 군인이라기에는 초라하고 깡마른 체형, 영민한 사람이라면 일체의 개조를 가하지 않은 제복으로부터 주인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식 장비로 비눗방울 부는 것을 좋아하여 거품을 몰고 다니는 일이 잦다.
[ 성격 ]
:: 자신을 죽이며 / 초연한 / 합리주의자 ::
1/ 자신을 죽이고 잠재웠기 때문에 그는 실제보다 저평가되었다.
커다란 기회를 붙잡기 위한 기민함도, 한발 앞서 나아가고자 하는 절박함도 부족하다. 모든 사람은 유일하고도 특별한 존재라는 보편적 자존감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그것을 구태여 강조하거나 드러내지 않는다. 깊이 생각하여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성취하기 때문에 성미가 급한 사람에게는 으레 답답한 사람이라 여겨지기 마련; 그나마 있는 장점도 뽐낼 줄을 모르니 현대 사회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 근본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는 어떠한 평가에서도 3등보다 높이 올라간 적이 없었다.) 비록 효과적인 생존 전략은 될 수 없었으나 이것 또한 하나의 생활 방식이기 때문에 누구도 카밀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2/ 초연하여 아랑곳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모난 돌이 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그저 세상 살아가는 것만 생각한다. 세간의 화젯거리에 주의가 끌려 마음을 쓰더라도 당황하거나 휘둘리는 일은 없는 마이페이스 인간으로,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여 사생활에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 성질과 맞물려 그를 “재미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이런 악담도 추레한 난봉꾼들이나 재잘대는 말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젓하고 이성적인 그의 초연함을 탁월한 장점으로 평가한다.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승부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카밀은 위태로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3/ 합리주의에 기초하여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거짓에 현혹되지 않았다.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 거짓을 혐오하여 “거품”을 꿰뚫어 보는 데에 능하다. 카밀의 지시와 판단은 전적으로 신뢰해도 좋다는 것이 다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책임감과 의리, 마음 씀씀이를 보이는 데에 완벽하면서도 스스로 마음을 누일 여유를 만들어 두기 때문에 속으로 병들지 않는 강인함이 돋보이는 인물로, 그런 카밀을 지탱하는 것은 강한 의지로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것을 이루는 완고함이었다.
[ 특징 ]
“ 아기가 태어난 날 병원은 거대한 담쟁이덩굴과 괴조에 둘러싸였고,
옥색 덩굴과 잿빛 짐승은 한 번의 울음소리에 먼지가 되어 흩어져 버렸다. ”
▶ 한때 촉망받는 생태학자였던 카밀 델라르테는 몇 가지 “불쾌한 논란”에 휩쓸려 스스로 학계를 떠난 개화자이다. 그의 연구 성과만큼이나 유명했던 것은 그가 블레저가 되기 전까지 고정된 페어를 맺기는커녕 조율자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던 일조차 없었다는 사실인데, 카밀이 자멸의 가능성을 기꺼이 감수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것이 개화자를 위해 태어나고 다뤄지는 조율자에 대한 묵념이라는 설이 가장 유명하여 때로는 진실처럼 여겨졌다. 다만 카밀은 개화자인 자신이 조율자 인권 문제에서 다뤄지는 것을 매우 껄끄러워했으며, 약 30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페어를 만들지 않았던 것이 무색하게도 학계를 떠나자마자 바로 블레저에 입대하여 페어 활동을 시작했다. 무성했던 소문과 거품은 일순간에 사그라들었고, 5년이 지난 현재 카밀을 기억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1/ 델라르테 가家
Arte, 예술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목공과 석공 기술을 연마하는 가문이다. 가업을 잇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카밀과 같이 과학자가 되는 가족 구성원은 흔치 않았고, 개화자나 조율자가 태어나는 일도 거의 없었다.
2/ “불쾌한 논란”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생태학 연구소가 인위적으로 크리쳐를 만들어 사회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극단론자들은 이 터무니없는 주장의 근거로 카밀의 이능력을 들었고, 결국 카밀은 상부의 압력과 여론에 못 이겨 학계를 떠났다. 개화자인 카밀은 연구소를 나가더라도 블레저 등으로 활동할 수 있지만 다른 일반인들은 연구소를 떠나 살아갈 방법이 없다며, 슬슬 30대에 접어드는 본인을 생각해서라도 페어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며 권고사직을 당한 것이다. 결국 카밀은 모든 것을 감내하고 블레저로 이직했다. 억누르고 숨기는 것에 능한 그가 크리쳐 문제에 유독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이 스캔들 탓이 아닐까.
3/ 블레저
5년차 블레저. 그나마 현장 답사를 나갈 일이 잦은 생태학 연구원이었기 때문에 체력을 어느 정도 길렀을 터인데도 군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약하다. 지구력, 탄성과 같이 최전전에 서는 전투원에게 요구되는 신체 능력 대부분은 이능력에 의존하여 해결한다. 섬세하고 정교한 이능력 운용은 그나마 널리 알려진 그의 장점 가운데 하나였다.
4/ 조율자: 미숙한 포용
조율자 역시 하나의 인격체라 생각하여 그들을 매매하거나 학대하는 행위에 거부감을 보인다. 따라서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조율자를 대하지만, 이미 사회의 대전제로 성립한 차별의식을 적극적으로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개화자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개화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고등 교육 기관과 상류 사회에 몸 담았던 인물이 으레 그렇듯 일부 인권 이슈에 여전히 둔감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5/ etc.
_ 생태학자의 경험과 지식을 백분 살려 크리쳐 연구와 공략에 크고 작은 기여를 한 바 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짧다면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정예” 블레저라는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그가 과소평가되는 일 없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준 몇몇 동료들의 공이 컸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크리쳐의 정확한 발생 원리와 그 정체를 확인하고자 한다.
_ 30년 가까이 조율을 받지 않고 살아온 개화자. 만사에 초연한 사람답게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블레저에 입단한 후에야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있었는데, 온화한 성격과 상대를 존중하는 성품 덕에 어떤 조율자와도 눈에 띄는 불화는 없었다.
_ 독선적인 인물은 아니나, 정확하게 맺고 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성이 아닌 온정을 발휘하여 남을 자상히 돌보는 일에 미숙하다.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편이기도 하다.
[ 포지션 ]
개화자 / 가더
[ 이능력 ]
화려한 대멸종
주변의 생명체 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폭발적인 진화를 유도한다. 토끼를 선택하면 일대의 토끼가 일제히 변이하는 방식. 일부 개체만 의도적으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촉진한 진화는 2시간 남짓 유지되다 능력이 효력을 다하는 순간 예외 없이 모두 폐사한다. (으레 ‘거품이 꺼졌다’라고 표현된다.) 카밀은 변이한 생명체를 직접 조종할 수도 있는데, 의식을 잃는 등의 사건으로 지배권을 상실하면 진화한 괴물들은 즉시 한 줌 흙으로 돌아간다.
전례 없이 파격적인 진화를 촉진하면서도 반드시 죽음으로 종결되기 때문에 정부는 이능력의 명칭을 “화려한 대멸종”으로 지정하였다.
하나의 종을 대상으로 이능력을 사용하더라도 각각의 개체에 적용되는 수준은 천차만별이라 카밀은 진화의 방향과 변화하는 정도를 직접 제어할 수 없다. 진화한다고 하여 모든 면에서 진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공통으로 관측되는 현상은 성장하여 비대해진 몸체와 가죽 · 껍질 · 세포벽 등의 경화로, 카밀이 변이시킨 생명체가 결국 사망하는 것은 ① 육체의 폭발적인 성장을 내부 장기와 물질대사 시스템이 따라갈 수 없으며 ② 새로운 형태는 오히려 생존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진화시킬 수 있는 것에는 동물, 식물, 균류, 심지어 세균과 같은 단세포 생물까지 포함된다. 전투 시에는 땅속의 동식물과 내쉬는 숨에 섞인 미생물을 일시적으로 거대화하여 아군을 지키는 방패로 삼거나, 날랜 짐승에 탑승함으로써 회피 기동을 극대화하고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직접 받는 피해를 줄이기보다는 피격 자체를 회피하고 희생양을 세우는 타입.
[ 관계 ]
[ 카밀 - 엘리아나 ] : [ 예-술은 인연이 된다는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 : [ 델라르테의 ‘어르신’들은 유서 깊은 예술가 가문을 잇는 사람답게 각종 공연과 행사에 관심이 많았다. 마침 엘리아나가 속했던 서커스 극단은 카밀의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유랑극단이었고, 카밀은 곧 눈 앞의 블레저가 부모님께서 그리도 칭송하던 곡예사임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 역시 델라르테 가문을 알고 있었다니! 실제로 엘리아나의 전투 기술은 매우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워서, 카밀은 부모님이 열성 팬을 자처하며 그의 컴백(?)을 고대하던 이유를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금새 친해진 두 사람은 이탈리아 전 지부의 연합 훈련이 있는 날이면 그간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범-이탈리아 적인 인연을 구축하였다. ]
[ 카밀 - 스노리 ] : [ 살려야 한다! ] : [ 건강은 자산! 스노리의 꾸준한 권유 끝에 카밀은 운동을 시작했다. 고작 이틀 남짓, 실질적인 체력의 향상을 기대하기에는 무의미할지도 모르나 두 사람은 훈련장을 함께 돌며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이던 사람이 좋으면 정이 붙는다고 하던가? 카밀에게는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편안했다. 그저 힘들 것만 같아 회피했던 체력 단련도, 스노리와 함께 걷고 달리는 시간도. 스노리는 분명히 특별한 동료였다. ]
[ 카밀 - 제이드 ] : [ 어, 너두? 야, 나두! ] : [ 프로젝트 선발 대원들의 명단을 확인하던 카밀은 매우 흥미로운 이름을 발견한다. 생물의 생장을 촉진하는 이능력을 가진 블레저, 제이드 페레그린. 놀랄만치 유사한 서로의 이능력에서 육감적인 인연을 느낀 카밀은 뉴욕에 도착한 이후 하루 반나절을 꼬박 그의 곁에서 얼쩡거린 끝에 마침내 통성명을 할 수 있었다. 곧 두 사람은 신중하게 사용되어야만 하는 서로의 이능력과 그 것이 초래한 일들, 더 나아가 제이드 페레그린과 카밀 델라르테라는 사람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흐르는 물과 같이 진행되었으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 사람들은 뭔데 저렇게 빨리 친해지냐’ 싶은 감상을 내뱉을 만도 했다. 이에 대한 카밀의 대답은 “글쎄요, 제이드 씨의 이능력이 관계의 성장을 촉진한 것이 아닐까요?” 였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