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웃자고 하는 얘기잖습니까.

Russell Athanasia Twilight
프랑스, 루아르에셰르 지부 출신
남성, 26세, 180cm, 64kg
프로젝트 선발대원
[ 외관 ]
01.
청보랏빛이 감도는 회발은 어스름한 하늘을 머금은 듯 했다. 그 사이로 보이는 금빛의 눈동자를 가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래. 꼭 그 위에 떠 있는 태양을 닮았다지. 어쩌면 여명을 담은 것도 같았고. 선천적으로 곱슬을 타고났으나 자연스럽게 말려있는 머리카락은 멀리서 보아도 그 결이 곱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02.
손에는 늘 검은색의 장갑을 끼고 있었다. 가끔씩 장갑을 벗을 적이면 이곳저곳에 크고 작은 흉터들이 보이는듯 했다. 왼 뺨에 자리한 것은 아주 옛적의 흉터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흔적이 옅어지고 있는.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었다.
양쪽 귀에는 모양이 다른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붉은 보석이 박힌 그 귀걸이는 오른쪽은 뱀이 뒤집어진 모양, 왼쪽은 뱀의 꼬리를 잔뜩 모아 매달아둔 모양새였다. 가까이에서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그저 화려한 장신구에 불과했으나 자세히 살필수록 어딘가 꺼림칙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목에 두른 크라바트는 순전히 본인의 취향. 그것이 그의 분위기를 더 살려주는듯 했고.
+
아직도 신분제도가 존재했었더라면, 그는 필히 귀족임이 분명했겠지.
그를 정의하자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말은 없을 것이었다. 수려하다는 단어로는 채 설명이 부족한 외모, 각이 잡혀있으나 어딘가 부드럽고 유려한 몸짓과 말투. 그것에 더해 서글한 성격과 인상, 출중한 재능까지. 어디 하나 모자람 없이 늘 기품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아, 그가 조율자라는 것이 아쉽게 됐어. 좋은 인물인데 말이야.
뭐… 그래. 그렇겠지.
[ 성격 ]
| 기품있는, 인망 좋은 |
그가 몸을 담았던 루아르에셰르 지부에서 그를 모르는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성품이 바르다, 친화력이 좋다. 그러한 것들은 둘째치더라도 그 자체에서 풍겨지는 기품이 주변의 이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리라. '아주 옛적의 귀족을 보는 것 같다.' 그를 아는 이들은 입을 모아 그리 말하곤 했다. 외모며, 모자람 없는 행동과 성격이며. 눈으로 바로 보여지는 그러한 것들이 그를 처음 보는 이들의 고개마저 끄덕이게 만들었다더라.
어디 그뿐일까. 그에게 시선을 주고 있노라면 그 금빛의 눈과 어김없이 마주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꾸벅, 고개를 숙이며 웃어보이는 모습은 그의 성격을 여과 없이 보여주곤 했더란다.
그래, 이처럼 그는 누구에게든 '호(好)'의 존재로 자리잡곤 했다. 그러니 그에 대한 주변의 평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
| 완벽주의자 |
그는 무엇이든 시작했다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에게는 '이정도면 됐다.' 라는 지점이 존재하지 않았다. 작은 오차이더라도 자신이 정해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실패로 치부해버리고 마는 모습은 어쩌면 완벽주의를 넘어 강박에 가까운듯 보이기도 했다.
타고난 재능도 재능이지만 그에 안주하지않고 스스로의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그의 모습이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잡았을지도 모를 일이나, 뭐. 어찌되었든. 사람들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는 법이니까. 판단은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 관대한? |
편하게 대하십쇼.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적이면 늘 입버릇처럼 꺼내는 말이었다. 인사치레나 예의상 꺼내는 말이 아닌,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투였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이라던가, 입단 시기가 늦은 이들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정작 본인은 남들을 편히 대하는것 같진 않았다만 말이다.
또 한가지를 꼽자면 그는 웬만한 일이 아니라면 언성을 높히는 일 없이 늘 차분함을 유지하곤 했는데,. 그것이 사람 대 사람의 문제이든 상황적인 문제이든 한결같이 그러했다. 관대하다, 포용력이 넓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선을 긋는 것들이 많았고, 그 반대라고 하기에는 보여지는 것들이 그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의뭉스런 사내였다.
| 뱀 |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이야기했다면, 이제 그 깊은 곳을 들여다보아야 할 차례다. 같은 차분함이더라도 뒤에 자리한 온도는 그 주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지 않던가.
그의 차분함은 늘 시리게 가라앉아 있었으나 진득하게 주변을 훑는 샛노란 눈동자는 꼭 작은 불꽃을 연상케했다. 그것은 어찌 본다면 시작을 알리는 성화같기도 했고, 또 어떻게 본다면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같기도 했다. 그 크기가 아주 작아 눈치채지 못한 채 저온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가끔씩 그에게서 보여지는 모습을 무어라 특정 지을 수는 없었다만 언제나 한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꺼림칙함’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지. 무언가를 가늠하고, 관찰하고, 때를 기다리는 것. 참으로 뱀같은 사람이었다. 수풀 속에서 또아리를 튼 채 사냥감을 기다리는 뱀.
[ 특징 ]
:: 생일 ::
그는 자신의 생일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 스스로 제 생일을 이야기 한 적은 없었다만, 그의 인적을 나타내는 서류에는 11월 9일로 표시되어 있었더란다.
:: 무기 ::
그가 늘상 가지고 다니는 것은 칼집에 고이 넣어둔 제 몸만한 장검 두 개. 디자인적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었으나 깔끔히 반으로 나뉜듯 단면이 존재하는 모양새가 꽤나 시선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개의 단면을 이어붙이면 하나의 대검이 되는걸.
주로 휘두르고 베어내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어떤 때는 끝을 잡아 창처럼 던지기도, 또 어떤 때는 대검으로 이어붙여 일격의 파괴력을 높이기도 했다.
양손잡이인 것도 한 몫을 했고, 워낙에 기동성이 높은 전투를 선호하는 탓에 그의 무기 역시 그에게 맞추어 제작되었더라지.
:: 눈동자 ::
평소에는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는 능력을 쓸 적이면 원채 색이라곤 가지지 않았던 것처럼 맑은 백색으로 변했다. 물든다기보다는, 말그대로 색이 빠지듯이 그러했다. 유리알같이 변한 눈동자에는 그가 바라보는 것들이 꼭 거울에 비추기라도 한 마냥 그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곤 했다.
:: 버릇 ::
01.
얼마 전까지만 해도 꽤나 긴 머리였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과감하게 잘라내긴 했어도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휑해진 뒷목을 매만지는 것은 최근에 자리한 버릇이었다.
02.
손에 잡힌 것을 빙글빙글 돌리고는 했다. 그것이 종이든, 펜이든, 혹은 그의 검이든 말이다. 외에도 손장난을 제법 치는 편이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테이블 위를 두드리거나 손가락을 맞부딪혀 소리를 내는 것들 말이다.
:: 그 외 ::
00. 소지품
(O1_narwhal)님 커미션
01.
그의 미들네임, 아타나시아(Athanasia). 익히 불멸자의 이름으로 유명하다지. 몸을 담고 있던 프랑스 지부에서는 심심찮게 ‘타샤’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던 모양이다. 본인이야 어떻게 불리든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만은.
상대를 부를 적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그들의 성으로 부르곤 했다.
02.
블레저에는 스무살 성인이 됨과 동시에 입단하여 이제 곧 입단 6년차를 앞두고 있다. 햇수로는 7년이 되었다지.
03.
다, 혹은 까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꽤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투를 사용했다. 이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입단 시기가 늦은 이들에게도 한결같았다.
04.
기존 지부에서 페어의 문제로도 나름 유명인이었던 모양. 입단 이후로부터 페어가 교체된 횟수는 네 번. 불만을 가진 채 건의서를 넣은 것은 하나같이 개화자 쪽이었다. 그들이 무어라 말했더라. 가치관 차이? 성격 문제? 정이 들지 않는다? 아무렴.
성품이나, 능력이나. 그 누구보다도 완벽한 조율자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그를 아는 이들은 들려오는 소식들에 의아해하기 마련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혼란 가운데 그는 늘 그 뒤에서 빙긋이 웃고 있었다더라.
05.
그가 선호하는 전투 방식이 기동성이라 했던가? 그가 말하는 높은 기동성은 그리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대가는 그만큼 몸을 아까지 않는 것. 최전선에서 말이다. 어쩌면 제 목숨이 어찌 되든 그닥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06.
참 의외라고도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그가 흡연자라는 것 즈음일까. 입에도 대지 않을 것처럼 생겨가지고서는 말이다. 몸에 배는 담배 냄새를 제법 공들여 털어내곤 했는데, 그 덕에 그의 주변에는 늘 독하다기보단 은은한 담뱃잎 냄새가 맴돌았다. 즐겨 태우는 것은 주로 오스쿠로(Oscuro) 단계의 시가.
그리 강한 것을 태우면서도 그만큼이나 향을 털어내다니 참 대단도 하다.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괜한 피해를 주기 싫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07.
독서를 자주 하는 편이다.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 지식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책에 집중을 할 적이면 어김없이 왼 눈에 모노클을 착용한다지. 책을 좋아하냐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가진 지식의 양이 꽤나 방대한 편이었다. 물론, 기본적인 두뇌가 받쳐주기도 했고. 그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가짓수만 해도 모국어와 영어를 제외하고도 셋이 더 있다더라. 독일어, 한국어, 또─... ...
08.
결벽증 까지는 아니어도, 꽤나 깔끔함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09.
남들에게는 소소한 것일 지도 모르겠으나, 산.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산. 그리고, 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깊은. ...─언젠가 그 곳에 가 원없이 머물다 오는 것이 그의 소원 아닌 소원이었다.
10.
비가 내리는 날이면 유난히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원체도 그리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으니 그닥 큰 변화는 아니었어도. 아무튼간, 비오는 날 그가 보이지 않는다면 필시 어딘가에 틀어박혀 있을 것이었다.
:: L&H ::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무얼 알 수가 있겠어.
[ 포지션 ]
조율자 / 가더
[ 이능력 ]
웜홀
지정한 위치에 틈을 만들어 하나의 틈으로 들어온 것을 또다른 틈으로 내보낸다. 그 모습은 마치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닮았더라.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기에 틈으로 들어온 것의 속도나 크기 등에 자신의 의지를 개입해 변형시켜 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에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할 것만 같았던 ‘선천적 이능력자’들 역시 그러하지 않았나? 틈의 생성은 집중력과 기력이 대가로 따른다. 만들어내는 틈의 크기가 클수록, 수가 많을 수록.
쉽게 말하자면 그의 컨디션이 따라주는 대로 생성할 수 있는 틈의 개수와 크기가 상당히 유동적인 편이다.
[ 관계 ]
[ 러셀 A. 트와일라잇 - 라이자 윈프레드 ] : [ 도서관메이트] : [그들이 처음 만난 장소는 다름 아닌 도서관. 도서관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들은 서로 말문이 틀 수 있었고, 책을 많이 읽는다는 둥, 도서관에 자주 간다는 둥 이러한 공통점들을 찾을 수 있었다. 책과 도서관이라니! 이것은 꽤나 재미없고 지루할듯이 들려올 수도 있겠으나, 그들에게 있어 이 활동들은 본인에게 있어 최고의 시간이나 마찬가지이다. 또한, 바깥에 잘 나가보지 못한 러셀에게 그와 달리 바깥에서 여러 모습들을 접해온 라이자는 그가 바깥에 대해 물어보면 그에 조곤조곤히 대답해주기도 하였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대화들 밖에 나누지 못했겠으나 만약, 라이자가 조율자의 구매에 대해 달갑게 여기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시에 변화하게 될 그의 반응도 차차 기대해도 되지않을까. ]
[ 러셀 A. 트와일라잇 - 로저 G. 하트만 ] : [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 [ 숨쉬듯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엄한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로저가 바로 그 사람이었고, 러셀 역시도 그를 피하지는 못했다. 다만 다른 이들과 차이가 있다면 러셀은 로저의 언변을 아주 잘 필터링한다는 것 즈음. 그럼에도 로저는 꿋꿋히 말을 걸곤 했지만 말이다.
딱 한가지. 남이야 무얼 하든 신경쓰지 않는 성격의 러셀이었지만 로저가 남들에게 치근거릴 적에 아주 가끔 한 두마디를 얹곤 했는데, 다른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모습이 달갑지 않다는게 그 이유였다. 어쩌면 로저가 '개화자'라는 것이 한 몫을 한 것도 같았고. 시간이 지나면 눈치 좋은 로저가 이를 눈치챌지도 모르지. 그렇다고해서 둘의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지금이야 서로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저 조심스럽게 한 두마디 얹고, 또 그것을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가벼운 사이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지내보면 알게 될 것이다.
